2006 Monumental Garden - 서울 예술의 전당 한가람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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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치작가 심영철은 전통적 조소예술에서 뉴미디어와 테크놀러지의 경계를 거침없이 넘나든다. 그가 행해 온 지난 25여 년간의 작업세계는 설치, 비디오, 퍼포먼스 등 다양한 매체와 장르로 혼재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심영철의 예술 키워드는 바로 종교다. 필자는 작가의 최근작(모뉴멘탈가든)에서 성(聖)과 성(性)이 결합된 상징의 영역을 엿볼 수 있다고 분석한다.
작가의 예술적 화두로서 제시되는 종교적 성(聖)의 세계는 과학적 기술의 산물인 네온, 홀로그램, 비디오 등의 매체를 통해 표현되고 있다는 점에서 오늘날 우리가 살아가는 시대의 감각을 반영하고 있기도 하다. 과학이 지배하는 시대의 종교는 역설적으로 현대사회에 새로운 가치관을 제공하는 측면도 없지 않으며, 작가는 자신의 작품을 통해 다양함이 혼재된 현실적 이상 혹은 미학적 가치를 표현하고 있다.
또한 심영철의 작품에 나타나는 생리학적 개념으로서의 성(性)이 발생하는 지점은 바로 종교적 성스러움과 과학기술이 현실적으로 욕망과 마주치는 접점이다. 그의 작품에는 심리학자 자크라캉의 주장처럼 욕망하는 인간의 본능이 증폭되고 있는 현세의 언덕에서 에덴을 꿈꾸는 인간들의 욕망을 반영하고 있다.
종교적 성과 에로스적 성의 이중적 표현은 역설적인 방식으로 통합되며 그 시각적 표현의 구조 속에서 피어나는 의미들은 신화와 종교에서 시작되어 테크놀로지시대의 현란한 빛과 어우러지면서 그의 작품세계를 지탱하는 조형언어로 결정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분명한 것은 분열적 경향을 띤 작품들의 생산을 통해 자신의 삶을 온전히 지탱할 수 있는 루이즈 부르주아(Louise Bourgeois)와 같은 현대미술사의 주역들처럼 심영철의 예술은 첨예한 두 개의 상극을 조율하는 메시아의 정원으로 기능하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그의 작업은 테크놀로지시대의 에덴동산이라 부를 수 있으면 이곳에서 피어나는 인간의 환희와 고통 그리고 숭고와 욕망의 메세지에 귀 기울여 보기를 권하고 있다.
김영호 (평론가, 중앙대 교수)의 평론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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